함완식의 초강대국, Superpower를 보여줘!
함완식의 초강대국, Superpower를 보여줘!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어느 기수가 은퇴하면서 그처럼 멋진 피날레를 보여준 적이 있던가.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고 느껴졌을 때 내릴 수 있는 용단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이를 지켜봐온 그의 울타리 또한 든든하게 버텨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의 은퇴식을 지켜보는 팬들은 이렇게 말했다. “완식이는 저럴만한지, 함완식이니까!”
1998년 6월 15일 기수로 데뷔한 후 25년을 말 위에서 살아왔다. 어쩌면 해오던 것을 하는 것이 더 편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그였지만, 이미 설렘이 가득한 것을 보니 함완식에게 제2의 천직은 조교사가 맞는 모양이다. “항상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었어도 매순간 책임감과 집중력으로 기수생활을 해온 것이 어느덧 25년이다. 그래서인지 제주에 내려갈때면 마주님들이나 생산자분들이 먼저 인사를 건네주셔서 정말 황송할 때가 많다. 내가 25년을 허투루 보내진 않았나보다(웃음)”
함완식 조교사의 마방상호명은 “초강대국”이다. 500승 달성 이후 마음속으로는 늘 조교사 준비를 하고 있으면서 점찍어둔 이름이다. 그가 조교사를 구체적으로 바라보게 된 시기는 2012년 즈음부터였다. “당시에는 조교사 시험을 붙겠다기 보다는 우연히 본 관련 서적에 구미가 당겼다. 무엇보다 알고 있어야 할 기초지식들인데 공부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그때 공부해뒀던 이론들이 지금까지 도움이 많이 된다. 내가 실제로 알고 있는 것을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것도 조교사로서 해야 할 일 중 하나다.”
그렇다면 그의 큰 그림이 보다 구체화 된 것은 2017년이지 않을까? 그는 2016년 그랑프리(G1)에서 ‘클린업조이(마주 민형근, 조교사 송문길)’와 함께 감격스런 우승컵을 들어올리자마자, 곧장 부경으로 기수활동지역을 옮겼다. “더 솔직하게는 해외로 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외국인라이더들로 붐비는 부경에서도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충분할 것으로 판단했고, 주효했다고 본다. 훈련패턴은 물론 서울과 다른 마방관리체계나 사료배합 등 당시 상황에서 경험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최대치를 배우려고 노력했다.”
벌써 몇 년전부터 신마수급을 위해 제주도를 연신 오갔던 함완식 조교사는 현재 16두로 출발하지만, 아직 입사하지 않은 신마들이 많다. 이미 6월에는 관리를 약속받은 신마의 주행심사까지 치른 상태로, 마방오픈준비를 착실히 이행해온 상태다. “믿고 찾아와주시는 마주님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함완식이라서?(웃음) 그보다는 개업마방의 열정때문이지 않을까? 개업열기와 활기에 한번이라도 더 말을 돌봐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맡겨주신 분들의 의도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정을 보여주려고 한다(웃음)”
함 조교사가 개업하면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기수 출신이기 때문에 인력관리에의 어려움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팀워크는 문제없다. 정말 해볼만하다고 본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 두렵다. 의도치 않은 약물사고라든지 말의 예상치 못한 사고 등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말과 사람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사람있고 말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말을 운동시킬 사람이 없어서 웜업이나 쿨링다운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은 최소한 우리 초강대국에서는 없는 얘기가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볼 예정이다,”
함완식의 초강대국이 역점을 두고 있는 관리노하우에 대해 물었다. “말이 갖고 있는 장점을 살리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후에 단점을 보완해가는 것” 함완식 조교사는 기수 시절, ‘선행마는 선행마답게, 추입마는 추입마답게 타는 것이 기수가 가장 잘 타는 방법’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사람은 역시 쉽게 변하지 않은가보다. 말의 본질에서부터 출발하겠다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폐부를 찌르는, 쉬운 단어들이 새삼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은퇴하는 조교사님들을 보면서 저절로 존경심이 솟구쳤다. 과연 저 자리에 서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내가 정년은퇴할 때 다시 인터뷰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지금의 목표는 2년안에 함완식 스타일의 마방을 구축하는 것이다. 꼭 지켜봐주고 응원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