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코리안더비(G1), 주인공은 위너스타
최고상금 8억원의 코리안더비(G1),
주인공은 위너스타

트리플크라운을 향한 질주, 그 두 번째 관문인 코리안더비(G1)의 열기는 뜨거웠다. 3세 국산암말 최강자전인 트리플티아라는 박빙의 승부 끝에 연거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골든파워(한,암,3세,R67,손병철 마주, 권승주 조교사, 최시대 기수)가 일찌감치 신데렐라가 되었지만, 3세 국산수말들의 움직임은 분주했다. 삼관경주의 제1관문이었던 KRA컵 마일(G2)에 출전하지 않았던 말들까지 출사표를 내밀면서 총 15두의 경주마들로 채워진 게이트는 북적였다. 출전두수가 늘어난만큼 경주의 혼전도도 배가되었고,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말은 브리더스컵 우승마인 컴플리트밸류(단승식1.9)였다. 인기마는 물론 그 외 출전마들에게도 남아있는 숙제는 1800M 거리를 극복할 수 있느냐였다.
게이트가 열리고 가장 빠른 출발을 보였던 승부사를 필두로 불방울, 더블에지, 컴플리트밸류와 운주히어로 등이 두텁게 2~3선을 형성하면서 경주는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었다. 건너편 직선주로가 채 끝나기 전 경주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위너스타가 선두무리 외곽으로 가속을 붙이기 시작했고 3코너에서 4코너를 지나오면서는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번 코리안더비의 첫 번째 승부포인트다. 직선에 접어들면서 선행 후 여전히 여유있는 5마신차를 유지하고 있는 승부사가 버티고 있었지만, 이미 가속을 붙인 위너스타의 걸음을 버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결승선전방 50M를 지나가면서 순위를 뒤엎은 위너스타는 순식간에 2마신까지 격차를 벌리면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승기록은 1분57.8. 2위는 승부사였고, 3위는 KRA컵 마일(G2) 우승마 캡틴양키의 차지였다.
위너스타는 2019년생 국내산마 중 가장 먼저 경주로에 데뷔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데뷔전 1200M에서 입상을 차지하며 빠른 적응력을 보여줬던 그는, 2세 9월 Rookie Stakes@부산 우승과 브리더스컵(G2) 3위를 차지하며 성장을 거듭해왔다. 3세가 된 후 위너스타는 곧장 1800M 경주에 집중했다. 큰 그림을 그리면서 차근차근 경쟁력을 높여갔던 그였지만 삼관경주의 제1관문인 KRA컵 마일(G2)의 지나치게 빠른 흐름 속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7위로 경주를 마감했지만 절치부심한 그는 서울원정길에 오르면서 20kg 급감한 체중에도 불구하고 경주흐름을 완벽하게 제압하면서 기어이 1인자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위너스타의 부마는 콩코드포인트로, 지난해 데뷔2년차 씨수말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위너스타와 동갑내기인 영광의레전드가 지난해 김해시장배(L)와 아름다운질주(L)를 연달아 우승하며 부마의 이름을 각인시킨데 이어, 위너스타는 부마에게 첫 그레이드 우승트로피를 선사한 효자가 되었다.
위너스타의 모마는 장군의후예이고, 외조부마는 개선장군이다. 개선장군의 관리를 맡았던 백광열 조교사의 혜안이 그 손자마에게까지 연결되면서 훌륭한 결실을 맺은 셈. 그 결실에는 또하나의 조력자, 나리목장의 강훈표 대표가 있다. 국산수말의 생산환류가 익숙치 않던 시절부터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G2) 우승마인 개선장군의 후대를 도모해온 주인공이다. 한 대를 건너 손자마에게서 본인의 아쉬움이었을 코리안더비(G1) 우승트로피를 거머쥐게 된 외조부마 개선장군도 재조명을 받을 계기가 될 수 있겠다.
삼관의 꿈은 올해도 이뤄지지 않았지만, 최우수3세 수말을 향한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남아있는 제3관문,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G2)는 오는 6월12일로 예정되어 있는데, 또다시 새로운 우승자가 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