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벌써~ 2세마 등장?!
아니 벌써~ 2세마 등장?!
지난 5월 9일(일) 부경 제1경주는 단승식 1.1의 압도적인 인기마가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이변이 일어난 경주였다. 연승식 기준으로 총 14두 중 13위의 인기도를 보였던 이변의 주인공은 ‘위너스타’(한, 수, 2세, 강훈표 마주, 백광열 조교사, 정동철 기수). 서울,부경을 통틀어 2019년생 2세마의 첫 데뷔무대였다. 2세마들은 6월 데뷔가 일반적이고, 최근에는 2세마 편성이 확대되면서 5월3~4주차 정도로 열흘 정도 앞당겨진 것이 보통인 것에 비해 위너스타의 경주로 데뷔는 상당히 빠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곧장 입상까지 차지하면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이다.
위너스타를 관리하고 있는 백광열 조교사는 “아마 이렇게 빠른 데뷔는 최초일 것이다. 육성심사합격 직후 열흘만에 마방에 입사했고 2주만에 주행심사를 통과한 후 3주만에 데뷔전을 치렀으니, 사실상 불가능한 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결코 어린 말을 혹사시킨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말의 질주본능을 자연스레 북돋워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을 뿐이다.”라면서 “만약 출발이 보다 원활했다면 우승까지 했었을텐데 그 점이 아쉽다. ‘개선장군’(2008년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GⅡ) 우승)‘을 꼭 빼닮은 모습이라 외조부와 비슷한 행보를 걸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어린 말에 대한 기대치를 아낌없이 드러냈다.
<출처: 말혈통사이트, '위너스타' (부:콩코드포인트, 모:장군의후예)>
경주마들의 유치원, 조련사들의 등장과 후기육성 강화
한편 2세마의 빠른 등장을 가능하게 한 것은 육성훈련의 강화가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경주마의 육성과정은 크게 목장에서 이뤄지는 전기육성과 경주마를 준비해가는 후기 육성으로 나뉜다. 목장에서의 육성과정은 초지의 한계 등으로 주로 순치와 기본 근육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기육성도 여전히 보완되어야할 부분이 있지만, 그간 가장 많이 지적되어 왔던 한국경마의 아킬레스건은 후기육성이었다. 경마장 입사를 앞두고 본격적인 근력형성과 경주적응에 방점을 두고 있는 후기 육성은 그간 전문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제대로 행해지고 있지 못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이후부터는 제주와 장수의 조련사 인원이 충원되고 후기육성의 일부를 담당하게 되면서 이제는 안정화와 전문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장수목장에서 조련사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한 박승호 조련사는 “예전에 마방의 팀장으로 근무할 때 망아지를 순치하는 과정이 가장 고된 일이었다. 순치를 했다고 마방에 입사는 하는데 정작 처음부터 다시 과정을 밟아야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런 점에 착안해 조련사로의 전업을 시도했다.”고 조련사 개업의 이유를 밝히면서 “후기육성은 사람으로 치면 유치원과 같다. ‘내가 정말 알아야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주: 작가 로버트풀검)고 하지 않나. 말도 마찬가지다. 조련사로서 어린 말들에게 뛰는 법을 가르치고 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또 그 말들이 실경주에서 성적을 거두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게 됨은 물론이고, 새삼 내 직업의 중요함을 깨닫게 되곤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도 위너스타와 같은 날 주행심사를 치뤘던 ‘퍼스트슈’가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해 5월 마지막주 출전을 예정하고 있다. 매주 치러지는 주행심사에도 2세마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경마장의 시계는 불안정하지만 계획대로 여전히 돌아가도 있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직격타로 처참해진 한국의 말산업이지만 어김없이 등장하는 2세마들은 다시금 시작해보자는 의지를 엿보는 대목이다. 특히 올해는 대상경주 계획들이 연기되면서 불투명해진 상황임에도 2세마 편성과 2세마특별경주(9월예정) 시행만큼은 사수하겠다는 시행계획의 발표가 있었던터라 경마창출자들은 희망의 불씨를 다시 살려보려 애쓰는 중이다.
시절이 하수선하더라도 늘 그 자리에서 꾸준히 제몫을 해주고 있는 경마창출자들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농림부와 마사회가 다시한번 경마안정화 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